정보화시대 학교와 아이들
이제까지의 학교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지식을 전수하고 공동체의 구성원이 되기 위한 기본소양을 키우는 곳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그 공간의 특수성으로 인해 적지 않은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거나 내몰림 당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첨단 테크놀로지의 발달과 무관하지 않다. 활자매체보다는 영상과 이미지 등 시청각적 요소들에 더 탐닉하는 것은 감각세대 아이들에게는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교사들은 더욱 힘들어지고, 심지어는 아이들과의 간극을 채우지 못하여 아이들보다도 더욱 방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편 일선학교에 불고 있는 교육정보화의 바람은 교사들을 교과서 중심의 교실수업으로부터 다양한 매체와 공간을 활용하는 수업으로 이끌어내고 있지만 교사들의 과중한 업무 부담으로 연결되면서 교사들을 더욱 피곤하게 만든다는 호소도 들려온다. 이러한 와중에도 열의가 있는 교사들은 각종 프리젠테이션 자료나 실물화상기, VTR, CD-ROM 타이틀 등의 매체를 사용하여 학생들의 주의를 집중시키고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애를 쓰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작업들이 기대만큼 효과를 가져오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 시청각 자료를 사용하여 수업을 진행하였을 때 학생들이 공부한 내용을 좀더 쉽게 기억하게 하는데는 일정한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몰라도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수업상황을 만들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활용한 수업의 가능성과 한계
이미 우리 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인터넷은 '학생 사용자'를 빠른 속도로 증가시키고 있다. 주로 게임이나 채팅을 통하여 인터넷을 접하게 된 이들은 '인터넷=오락'이라는 등식을 만들어낸다. 일부 성인들이 '인터넷=주식투자'라는 등식을 만들어 내는 것과 같다. 학생들이 인터넷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 이유는 크게 보아 두 가지이다. 하나는 접속과 동시에 원하는 자료를 얻을 수 있거나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실시간(Real Time)'의 매력이 주는 속도성이요, 다른 하나는 다양한 '상호작용(Interaction)' 이다.
이와 같이 학생들의 변화하는 취향에 따라 몇 년 전부터 인터넷을 활용한 수업이론들이 개발되어 왔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WBI(Web Based Instruction)와 같은 교수학습 이론이다. 그런데 이와 관련한 이론서가 소개되어 있기는 하나 우리 교육현실에 맞는 지침서도 부족하고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실무연수 기회도 지극히 제한되어 있다. 또한 인터넷 활용수업을 학생들과 함께 하기에는 아직도 관련 기자재와 소프트웨어가 턱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이러한 '첨단 수업 방식'들이 빠른 시간 내에 교과서 중심의 교실수업을 대체해 나갈 수 있을지는 좀더 두고 볼 일이다. 그렇다고 관련 기자재나 프로그램의 보급을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기 때문에 우리 현실에 맞으면서도 교사 입장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고 학생들의 참여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볼까 한다.
인터넷 활용수업은 '자원을 탐색하고 가공'하여 학습도구로 이용하는 단계로부터 직접 온라인학습방을 인터넷에 구축하여 학생들과의 자유로운 의사소통으로 흥미를 유발하고 학습효과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앞으로 7회에 걸쳐 학교 및 교육에 관련한 몇 가지 주제를 가지고 교육학습 홈페이지를 구축하는 일과 운영방법을 실습해볼 것이다. 미리 확인할 것은 인터넷에 온라인 학습방을 하나 마련한다고 해서 일거에 학생들이 수업에 흥미를 가지고 참여할 것이란 기대는 금물이다. 아직도 인터넷에 접속해본 경험이 없는 아이들도 있고, 전통적인 수업방법에서 오히려 학습능률을 보이는 학생들도 있기 때문이다. 현 단계에서 인터넷을 활용한 수업은 교실 수업의 보조수단이자 유력한 학습도구로써 사고하는 관점이 필요하다.
